장 70 아벨 범주
이 장에서는 좀 더 익숙한 개념들을 범주론의 언어로 옮기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다루는 범주에 몇 가지 추가 가정이 필요하며, 그 끝에는 이른바 “아벨 범주”의 정의가 있습니다. 이 작업을 마치고 나면 “도식 추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장 전체에서 “”는 단사 사상에, “”는 전사 사상에 사용하겠습니다.
70.1 영 대상, 핵, 여핵, 상
대표적인 예: 에서는 자명군과 자명 준동형사상이 각각 영 대상과 영 사상입니다. , 가 아벨 군이면 의 여핵은 입니다.
범주의 영 대상이란 시작 대상이면서 동시에 끝 대상인 대상 을 말합니다. 물론 영 대상은 유일한 동형사상 차이를 제외하면 유일합니다. 예를 들어 에서 영 대상은 자명군이고, 에서는 한 점으로 이루어진 0차원 벡터 공간이며, 다른 범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문 70.1.1.
과 에는 영 대상이 없음을 보이십시오.
이 장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모든 범주가 영 대상을 가진다고 가정합니다.
따라서 영 대상을 가지는 범주 에서는 임의의 두 대상 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상이 존재합니다
이 사상을 영 사상이라 하며, 이 역시 으로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에서 영 사상은 자명 준동형사상입니다.
이제 다음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정의 70.1.2.
사상 를 생각합시다. 핵은 이 사상과 사상 의 등화자로 정의합니다. 따라서 핵은 사상 로서, 다음 도식이
가환하며, 더 나아가 같은 성질을 가지는 다른 모든 사상은 를 통해 유일하게 인수분해됩니다(즉, 핵은 이 성질에 대해 보편적입니다). 문제 69A에 의해 는 단사 사상이며, 이것이 “”를 사용하는 근거입니다.
사상은 로, 대상은 로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유의하십시오. 마찬가지로 그 쌍대 개념인 여핵을 정의합니다.
정의 70.1.3.
사상 를 생각합시다. 의 여핵은 사상 로서, 다음 도식이
가환하며, 더 나아가 같은 성질을 가지는 다른 모든 사상은 를 통해 유일하게 인수분해됩니다(즉, 여핵은 이 성질에 대해 보편적입니다). 따라서 여핵은 이 사상과 사상 의 “쌍대등화자”입니다. 문제 69A의 쌍대에 의해 는 전사 사상이며, 이것이 “”를 사용하는 근거입니다.
사상 의 여핵은 “의 상으로 나눈 ”라고 생각하십시오.
예제 70.1.4 (여핵).
사상 를 생각합시다. 그러면 에서 이 사상의 여핵은 입니다.
일반적으로 준동형사상의 상이 공역의 정규 부분군일 필요는 없으므로, 이것이 항상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이용하여 다음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정의 70.1.5.
의 상은 의 핵입니다. 이를 로 나타냅니다. 이로부터 유일한 사상 가 얻어집니다.
상이 존재하는 경우, 이는 우리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상”의 개념과 일치합니다.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의 보편성에 의해, 전체 도식을 가환하게 만드는 유일한 사상 가 존재함에 유의하십시오.
70.2 가법 범주와 아벨 범주
대표적인 예: , , 또는 더 일반적으로 .
이제 가법 범주와 아벨 범주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이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이러한 유형의 범주입니다.
정의 70.2.1.
가법 범주 는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범주입니다.
-
•
는 영 대상을 가지며, 임의의 두 대상은 곱을 가집니다.
-
•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가 (덧셈으로 표기되는) 아벨 군을 이루며 합성이 덧셈에 대해 분배된다는 점입니다.
영사상은 각 군의 항등원 역할을 합니다.
요컨대:
가법 범주에서는 두 사상을 더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원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으므로, 이것이 유일하게 말이 되는 정의입니다.
정의 70.2.2.
아벨 범주 는 임의의 사상 에 대해 다음과 같은 추가 성질을 가지는 범주입니다.
-
•
핵과 여핵이 존재하며,
-
•
사상이 상을 거쳐 인수분해되어 가 전사 사상이 됩니다.
따라서 다음 도식을 얻습니다.
예제 70.2.3 (아벨 범주의 예).
-
(a)
, 는 아벨 범주이며, 여기서 는 통상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
(b)
이를 일반화하면, -가군의 범주 는 아벨 범주입니다.
-
(c)
는 가법 범주조차 아닙니다. 사상의 쌍에 교환 가능한 덧셈을 부여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가법 범주에 대해서는 사실상 잊어도 됩니다. 우리는 아벨 범주에서 작업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범주가 아벨 범주라고 가정하면, 핵, 여핵, … 등에 대해 기대할 만한 성질은 짐작하는 대로 모두 성립합니다. 예를 들어,
명제 70.2.4 (단사 사상 자명한 핵).
사상 가 단사 사상일 필요충분조건은 그 핵이 인 것입니다. 쌍대적으로, 가 전사 사상일 필요충분조건은 그 여핵이 인 것입니다.
증명.
쉬운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습문제 70.2.5.
가 단사 사상이면 가 핵임을 보이십시오. (이는 비아벨 범주에서도 성립합니다.)
물론 핵은 동형사상을 제외하면 유일하므로, 단사 사상 핵입니다. 반대로, 가 의 핵이라고 가정합시다. 이를 위해 이제 바탕이 되는 준동형사상들의 군 구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 도식이
가환한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이므로, 가환 도식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가 핵이므로 는 을 통해 인수분해되고, 따라서 입니다. 즉, 는 단사 사상입니다. ∎
명제 70.2.6 (동형사상 단사 사상이면서 전사 사상).
아벨 범주에서 사상이 동형사상일 필요충분조건은 그 사상이 단사 사상이면서 전사 사상인 것입니다.
증명.
생략합니다. (나중에 소개할 미첼 매장 정리를 작은 부분 범주에 적용하면, 우리가 관심을 두는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어차피 이 사실이 따라 나옵니다.) ∎
70.3 완전열
대표적인 예: 은 완전합니다.
완전열은 호몰로지 군을 배우기 전까지는 도무지 왜 필요한지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호몰로지 군은 완전열이 가장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호몰로지 군에 관한 장을 이 장과 함께 읽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먼저 일반적인 범주론적 정의의 동기를 보이기 위해 군에 대한 정의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다음과 같은 군의 열
이 에서 완전하다는 것은 의 상이 의 핵이라는 뜻입니다. 이 열이 에서 모두 완전할 때 열 전체가 완전하다고 합니다.
예제 70.3.1 (완전열).
-
(a)
다음 열
은 완전합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은 완전합니다. (여기서 은 자명군을 나타냅니다.)
-
(b)
군의 경우, 사상 가 완전할 필요충분조건은 가 단사인 것입니다.
-
(c)
군의 경우, 사상 이 완전할 필요충분조건은 가 전사인 것입니다.
사실 전형적인 예를 살펴보면 짧은 완전열( 꼴의 완전열)은 더없이 자연스러운 개념입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라는 방정식일 뿐입니다.
“짧은 완전열 이 존재한다”라는 문장을 볼 때마다 머릿속으로 “”로 바꾸어 읽어도 됩니다. 다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군은 수보다 더 많은 구조를 가지므로 이 열에는 사상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습니다 — 를 의 부분군과 동일시하는 사상과 를 몫군 와 동일시하는 사상입니다.
예제 70.3.2 (완전열의 추가 예시).
-
(a)
다음 열
은 짧은 완전열입니다.
-
(b)
다음 열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시다시피 “”라고 쓴 방정식은 완전히 정확하지는 않으며, 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데에는 사상 도 중요합니다. 이는 흔히 쓰이는 표기도 설명해 줍니다. 사상 의 상은 보통 로 쓰며, 따라서 입니다.
이제 이 정의를 일반적인 아벨 범주 에서 흉내 내고자 합니다. 그러면 가 완전하기 위한 판정 기준을 적어 봅시다. 우선 이어야 하며, 이는 라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관련된 대상을 모두 추가하면 아래의 가환 도식을 얻습니다.
여기서 를 아벨 범주로 가정하므로 사상 는 전사 사상입니다. 따라서 다음이 성립합니다.
그러나 가 전사 사상이므로 입니다. 따라서 유일한 사상 가 존재하며, 우리는 이 도식이 가환할 것을 요구합니다. 요컨대,
정의 70.3.3.
를 아벨 범주라고 합시다. 다음 열
은 이고 표준 사상 이 동형사상이면 에서 완전하다고 합니다. 열 전체는 모든 에서 완전하면 완전하다고 합니다. (유한한 열에서는 맨 처음 대상과 맨 마지막 대상에 조건을 부과하지 않습니다.)
연습문제 70.3.4.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가 완전하다는 것 가 단사 사상이라는 것임을 보이십시오.
70.4 프레이드-미첼 매장 정리
이제 프레이드-미첼 매장 정리를 소개합니다. 이 정리는 본질적으로 임의의 아벨 범주를 구체적인 범주로 실현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정의 70.4.1.
가 (모임이 아니라) 집합일 때, 즉 “의 모든 대상의 집합”이 존재할 때, 범주를 작은 범주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집합의 집합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은 작은 범주가 아닙니다.
정리 70.4.2 (프레이드-미첼 매장 정리).
를 작은 아벨 범주라고 합시다. 그러면 (을 가지지만 비가환일 수도 있는) 환 과, 왼쪽 -가군의 범주로 가는 충만하고 충실한 완전 함자가 존재합니다.
여기서 함자가 완전열을 보존하면 그 함자를 완전하다고 합니다. 이 정리가 좋은 이유는 다음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임의의 아벨 범주에서 통하는 온갖 이상한 정의들은 사실상 모두 잊어버려도 됩니다.
아벨 범주에 관한 명제를 마주할 때마다, 단사/전사/핵/상/완전 등 이 여러분이 기존에 알던 개념과 일치하는 “구체적인” 범주에 대해서만 증명하면 충분합니다.
비고 70.4.3.
“작은”이라는 조건은 의 대상들이 실제로 집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기술적인 장애물입니다. 집합론적인 세부 사항을 충분히 다루면 거의 언제나 이를 우회할 수 있으므로, 저는 이 구분을 무시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을 증명해 봅시다.
보조정리 70.4.4 (짧은 5 보조정리).
아벨 범주에서 다음 가환 도식을 생각하고
위쪽 행과 아래쪽 행이 완전하다고 가정합시다. 와 가 동형사상이면 도 동형사상입니다.
증명.
가 전사 사상임을 증명합니다(단사 사상임도 비슷하게 증명할 수 있습니다). 매장 정리에 의해 이 범주를 어떤 위의 -가군들로 취급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범주를 -가군으로 구체적으로 해석하여 그림 위에서 원소들을 이리저리 옮기는, 이른바 “도식 추적”을 할 수 있습니다.
을 의 원소라고 합시다. 그러면 이고, 가 전사이므로 인 가 존재하며, 마지막으로 인 가 존재합니다.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제 이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도식이 가환하므로 적어도 다음이 성립합니다.
따라서 이고, 인 이 존재합니다. 이제 를 이용하여 이를 로 끌어올립니다.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면 다음이 성립합니다.
따라서 이며, 이로써 가 전사라는 증명이 완성됩니다. ∎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방식의 증명은 (매장 정리를 쓰든 쓰지 않든) 때때로 도식 추적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이 용어에 정확한 정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음은 Aluffi [ALU09]의 말을 인용한 것입니다.
뱀 보조정리 [문제 70C]의 증명은 남들 앞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며, 검증의 세부 사항을 다른 사람들이 읽도록 적어 두는 것은 쓸모없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세부 사항은 본질적으로 모두 자명하지만, 금세 기호의 수렁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증명들을 통틀어 도식 추적이라는 스포츠라고 부르며, 이는 칠판 위 도식의 여러 부분을 여러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다루고 있는 원소들을 또박또박 말하고 그 원소들이 어떻게 되는지 진술하는 방식으로 할 때 가장 잘 됩니다.
70.5 긴 완전열 쪼개기
대표적인 예: 제1 동형사상 정리.
사실, 임의의 완전열은 짧은 완전열들로 쪼개진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이는 다음 사실에 기반합니다:
명제 70.5.1 (아벨 범주에서의 “제1 동형사상 정리”).
를 아벨 범주의 화살표라고 합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완전열이 존재합니다.
예제 70.5.2.
아벨 범주의 두 가지 예에서 이 정리를 분석해 봅시다:
-
(a)
아벨 군의 범주에서 이것은 본질적으로 제1 동형사상 정리입니다.
-
(b)
범주 에서 이는 계수-퇴화차수 정리 정리 9.7.7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임의의 완전열은 다음과 같이 짧은 완전열들로 쪼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모든 에 대해 입니다.
70.6 생각해 볼 만한 조금 더 어려운 문제
문제 70A (네 항 보조정리).
아벨 범주에서 다음 가환 도식을 생각하십시오.
여기서 첫째 행과 둘째 행은 완전합니다. 가 전사 사상이고 와 가 단사 사상이면 가 단사 사상임을 증명하십시오.
풀이. 인 를 잡읍시다. 임을 보이겠습니다. 이는 도식 추적으로 진행됩니다:
- •
이고, 가 단사이므로 임에 주목하십시오.
- •
윗줄이 완전하므로, 어떤 에 대해 입니다.
- •
그러면 이므로, 라 하면 입니다. 아랫줄이 완전하므로 인 이 존재합니다.
- •
가 전사이므로 인 가 존재합니다.
- •
가 단사이므로 입니다.
- •
윗줄이 완전하고 가 의 상에 속하므로, 원하는 대로 입니다.
문제 70B (다섯 항 보조정리).
††margin:아벨 범주에서 다음 가환 도식을 생각하십시오.
여기서 두 행은 완전하고, 와 는 동형사상이며, 는 전사 사상이고, 는 단사 사상입니다. 가 동형사상임을 증명하십시오.
문제 70C (뱀 보조정리).
††margin:아벨 범주에서 다음 도식을 생각하십시오.
여기서 첫째 행과 둘째 행은 완전열입니다. 다음과 같은 완전열이 존재함을 증명하십시오
문제 70D (아벨 범주가 아닌 가법 범주).
다음과 같은 범주를 생각해 봅시다:
-
•
대상은 가 의 부분군인 아벨 군의 쌍 입니다.
-
•
사상 란 를 만족하는 사상 입니다.
(이것은 장 73에서 본 범주와 비슷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범주를 가법 범주로 만들기 위해 아벨 군을 사용합니다.)
이 범주는 아벨 군의 짧은 완전열 의 범주로 동등하게 볼 수도 있습니다.
화살표 가 단사 사상이면서 전사 사상이지만 동형사상은 아님을 보이십시오. 이로부터 이 범주가 아벨 범주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십시오.